한국 기업의 무형자산 가치를 찾아서

  • 지식기반 업종이 성장하는 가운데 기존의 전통적인 재무분석에는 기업이 지니고 있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
  • 투자자들은 미국의 무형자산 가치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는 반면, 연구개발(R&D)과 기술인력 투자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의 무형자산 가치에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음.
  • 무형자산 가치 발굴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밸류에이션 기법을 토대로 한 액티브 운용방식은 향후 한국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김흥직 주식운용본부 CIO,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최용 주식운용역, 주식운용 2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2018/05/10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의 산업구조는 제조업 중심에서 기술 및 지식기반 경제로 변모했습니다.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교육, 마케팅, 브랜드 구축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그림1). 이는 모두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전략자산을 창출하기 위한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OECD 산출기준 GFCF 무형자산 성장율
(인플레이션 미반영 가격)1


Fig1-a-contrarian

투자자들은 이런 시장구조 변화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변화 정도는 상당합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기술 업종 시가총액이 30.9%에서 46.4%로 증가했고, 헬스케어 업종은 0.7%에서 6.2%로 늘어났으며, 금융서비스 업종은 13%로 유지되었습니다2.


한국 주식시장은 수익률 측면에서 지난 10년 동안 다른 주식시장, 특히 미국 주식시장에 비해 크게 뒤쳐졌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한국 기업이 지닌 무형자산의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저평가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무형자산의 성장과 기업들의 투자전략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무형자산이 과소 평가되고 있음을 일부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그림 2).

그림 2. 시장지수/무형자산 비율1

그림 2. 시장지수/무형자산 비율2

 

지식기반 고소득 경제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3. R&D와 고등교육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GDP 대비 R&D 비중이 증가했는데, 1991년 1.74%에서 2016년 4.23%로 비중이 늘어나면서 미국(2.74%)과 중국(2.12%)을 뛰어넘었습니다4.


인적 자본 투자에도 적극적이어서 고등교육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25~34세 청년 중 고등교육을 이수한 비중이 2016년 기준으로 70%에 달하는데, 이는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5. 이러한 교육 열기는 수학, 읽기, 과학 부문에서 보인 뛰어난 학습능력6과 결부되면서 인재개발에 강력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한국이 지식기반 경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경제 번영의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전쟁이 1953년 끝났을 때, 한국은 세계 최빈국이었습니다. 1960년 1인당 GDP는 158 달러에 불과해, 미국의 3,007 달러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한국은 고소득 국가로 부상하면서 2016년 1인당 GDP가 미국의 절반 수준인 27,539 달러로 늘어났습니다7.

휴대전화 산업에서 엿볼 수 있는 무형자산 투자를 통한 가치 확장

무형자산 투자에 성공한 전형적인 기업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통신기기는 음성통신용 기본 전화에서 화상전화, 게임, 온라인 재생 등 데이터가 많이 소요되는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했습니다.


휴대전화 산업의 성장세가 강하고 꾸준했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기에 시장을 이끌었던 노키아(핀란드)와 블랙베리(캐나다)가 2011년 이후 애플(미국)과 삼성전자(한국)에 선두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이들 두 기업은 현재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8.


스마트폰 생산에 있어서 애플은 부품과 기술 대부분을 다른 기업에 위탁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 생산에도 필요한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생산합니다. 반면, 높은 수준의 마진을 내는 두 기업의 공통점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R&D와 제품 디자인 등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왔다는 점입니다.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비와 원재료비, 물류비 등 직접적인 원가를 제외한 전체 가치 창출분 34~42%에 이르고 이는 R&D와 제품 디자인과 같은 무형자산을 원천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림 3).

그림 3. 스마트폰 산업의 성공은 무형자산에 기반을 두고 있음9

그림 3.스마트폰 산업의 성공은 무형자산에 기반을 두고 있음

물론 신기술 개발과 새로운 기능의 탑재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구축도 매우 중요합니다. 삼성전자는 DRAM 신기술 투자에 성공하고 2004년 세계 최초로 8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성공10한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힘썼습니다.


이와 더불어 삼성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1988 년 서울 하계올림픽,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등 주요 스포츠 행사도 후원했습니다. 2017년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 그룹(Interbrand Group)이 추정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562억 4,900만 달러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아마존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했습니다11.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기술진전과 더불어 2000년대 후반 결실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857% 급등하면서 140% 상승에 그친 코스피 지수를 압도 했습니다12.

바이오테크 및 헬스케어 업종

투자자들은 한국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의 무형자산 가치에서도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00 년대 이후, R&D와 인적 자본에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2011에서 2016년 기간 동안 한국 제약 업종에 종사하는 리서치 인력은 30% 늘어났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발돋움 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20여종의 신약 개발에 90억 달러를 투자 하는 등 꾸준한 지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13.


한국이 세계 최다 특허신청 국가이며 종업원 중 연구인력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한 곳(그림 4,5)이라는 점을 아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점은 투자자들이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입니다.

 

그림 4. 100만명 당 특허신청 건수14

그림 4. 100만명 당 특허신청 건수

 

그림 5. 종업원 1,000명 당 연구인력 수(2016년)15

그림 5. 종업원 1,000명 당 연구인력 수(2016년)

  

한국의 무형자산 가치를 발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액티브 투자 전략

이제껏 한국에서 인수합병이 비교적 활발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할 때, 그 동안 지출로만 인식되었던 기업의 무형자산을 발견하는 것이 액티브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한국인들이 연장자를 존중하고 주로 모국어로 소통하는 긴밀한 관계 속에서 기업활동을 한다는 점도 해외기업과 달리 한국 기업의 무형자산을 살펴볼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이 재무제표에서 보이는 이익, 자산, 주가수익비율, 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수치만으로 한국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기업실적 발표, 투자자 초청 이벤트, 주주통신 등에서 얻게 되는 정보 및 자료를 적극적으로 분석해야 하고, 기업의 사업현장도 직접 조사하고 고객들을 만나 해당 기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와 정보들은 대부분 감사 등을 통해 나타나지 않는 해당 기업의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내재가치에 미치는 전략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또한 R&D에 자원을 배분할 때 오류를 범하고 있는 기업들을 골라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아마도 한국의 주요 투자기관들이 유지하고 있던 가치평가 기준을 수정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자체 가치평가 모델을 구축한 투자기관이 초과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흥직

주식 운용본부 CIO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최용

주식 운용역, 주식운용 2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자료:
1톰슨로이터 데이터스트림, 2008년 1월 1일(100으로 기준 재설정)부터 2017년12월 31일까지. 총고정자본형성(GFCF): 무형채권자산(미국), GFCF 민간 무형고정자산(인플레이션 미반영, 한국). 시장지수/현지통화 기준 무형고정자산
주 : 경제에 기반한 차트, 한국은 민간부문 무형자산에, 미국은 전체 경제에 기초를 둠. 따라서, 무형자산에는 비상장기업의 무형자산이 포함됨. 예시 목적에 한함
2©2018 모닝스타 다이렉트, 2007년 1월 31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3블룸버그, 2016년, 2017년, 2018년 블룸버그 혁신지수 인용
4OECD (2018년), R&D 국내 총지출(지표). doi: 10.1787/d8b068b4-en (2018년 3월 29일 접속), 주요 과학 및 기술 지표 인용
5OECD (2018), 고등교육 이수 인구(지표). doi : 10.1787/0b8f90e9-en (2018년 3월 31일 접속)
6OECD (2018), 읽기, 수학, 과학 성과 (PISA)(지표). doi : 10.1787/79913c69-en (2018년 3월 31일 접속). PISA는 15세 학생의 수학, 과학, 읽기 학습능력을 측정하는 국제학생평가 프로그램을 지칭함.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10위를 차지함
7세계은행, 1인당 GDP(인플레이션 미반영, 미 달러), 2018년 4월 2일 검색된 데이터
8세계 지적재산권 보고서 – 글로벌 밸류체인의 무형자본, 2017년
9세계 지적재산권 보고서 – 글로벌 밸류체인의 무형자본, 2017년, IHS 마킷의 세부 보고서에 기초해서Dedrick 및 Kraemer (2017) 인용
10MSCI 추정치. “중국 A주 발행사들이 ESG 현실에 적응할 수 있을까”, 2018년 6월
9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 리서치, 2018년 8월 24일 기준 데이터. 과거 성과가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10“삼성전자, 업계 최초로 60나노 8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대를 열다”, 삼성 언론 발표, 2004년 9월 20일
11“2017년 글로벌 최고 브랜드 순위”, Interbrand Group, 2017년 9월 발간
12 블룸버그, 원화 기준 가격 수익률, 1999년 12월 3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13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 한국, 바이오테크 산업의 차기 종착지가 되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2017년 4월
14 WIPO 통계자료. 2018년 3월 최신 자료
15 OECD(2018), 연구인력(지표). doi: 10.1787/20ddfb0f-en (2018년 3월 29일 접속)
16 “투자모델을 변경할시기”, Financial Analysts Journal, Vol 73, 4호, 2017년
17 블룸버그, 2010년 12월 3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18  “글로벌 거래 전망 2018”, 베이커 맥킨지 보고서
19 국내 바이오 산업 최대 M&A: 한국콜마, CJ헬스케어 인수하다” 한국기업뉴스, 2018년 2월 21일
20 유안타증권(한국), 2017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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